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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올이 물어 봤습니다
올해 5·18 전야제 어땠어?
2024년 6월 3일

올해 44주년 5·18민중항쟁 전야행사요. 어떠셨나요? 솔직히 말할게요. 전 진짜 200% 좋았습니다.
참고로 저는 매년 전야제에 가는 사람입니다. 최근 몇 년간 전야제에서 느꼈던 불편함과 아쉬움이 길 위의 감동으로 바뀌었어요. 함께 간 친구들과 금남로에서 울었다가 웃었다가...😔🤣 난리도 아니었답니다. 그런데요. 다녀온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생각보다 의견이 갈리더군요. 정말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 전야제 더더욱 흥미롭습니다..!! 에.메.올팀이 청년들에게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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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짜 진짜 좋았어!!!!

A: 올해 무대와 거리 연출을 새로운 방식으로 했잖아요.  무대를 3개로 나눠서 이쪽 저쪽에서 볼 수 있게 한 것도 인상 깊었고 무대 단상의 높이를 내린 것도 좋았어요. 변화하려는 노력과 시민들과 함께하려는 노력이 느껴졌달까. 오랜만에 5·18 행사 다운 행사를 본 것 같았어요. 

B: 예술적이면서도 참여적인 행사였습니다. 오랜 시간 머물지는 않았지만 큰 깃발을 휘날리며 금남로 한가운데를 걸어오는 그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고 '이런게 진짜 5월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최근 몇 년간 갔었던 전야제 중에 가장 좋았습니다.

C: 모든 무대에 수어 통역사분이 있었고 단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경사도로가 있었어요. 그동안 전야제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접근성(Accessibility)"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고 느껴졌습니다. 차별 없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진정성 있는 고민을 하신 것 같아요. 행사를 준비하신 많은 분들의 진심 어린 노고가 정말 느껴지는 자리였어요. 

D: 새롭게 시도한 무대의 연출과 3개의 무대를 따로 또 같이 활용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금남로에 설치된 3개의 무대가 물리적으로 거리가 있었는데 다양한 음악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멀리서 서로의 소리를 듣고 콜라보하는 모습이나 3개의 무대를 관통하며 보여주는 퍼포먼스 등 정말 멋진 장면이 많았습니다. 광주에 이렇게나 멋진 예술가분들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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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쎄, 잘 모르겠는데;;

E:  재미는 없었어요. 제가 리허설을 할 때 본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보다 조금 늦게 간 친구들은 재밌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무대마다 연결성이 없고 갑자기 시작하니까 그냥 지나가는 하나의 '게릴라 공연'을 본 것 같아서 전야제가 즐거웠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F:  글쎄, 재미는 있었는데 시끄러웠고, 여전히 "우리는 하나다!" 이런걸 보여주는건가 싶었고...저에게는 여전히 좀 어려웠습니다. 

G:  음 행진이나 이런건 너무 재밌었는데 무대 부분에서는 조금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총 3개의 무대가 연결되는건가? 어떤 연결이지? 각자 준비한 공연인가? 라고 생각을 하고 주변에 더 신경을 쓰다보니까 눈 앞에 있는 공연에 집중을 하기가 어려웠어요.

H: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재미있고 흥도 나고 했는데 매년 진행되는 이런 일회성의 전야행사가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저희 세대에게는 그 필요성이 공감이 잘 안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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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조금만 더 친절했으면 좋겠어

I:  솔직히 말해서 주변 사람들이 다들 재미있었다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야제라는 행사가 너무 불친절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본적인 행사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거든요. 공연을 보면서 "여기서는 무슨 공연을 하고 저기서는 무슨 공연을 하지?", "눈을 어디에 둬야 하는 건가?" 라는 생각이 자꾸 들면서 전야제의 집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J: 회사가 근처라 3년 정도 전야제를 본 것 같습니다만 올해가 가장 재밌었어요. "아 이런 게 정말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같이 간 회사 동료들은 의견이 많이 나뉘어서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현장에서 전야제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나 무대에 대한 정보들을 얻는 것이 너무 어려워서 속상했습니다. 

K: 전야행사의 오래된 문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조금만 더 친절하면 좋겠습니다. 전야제를 계기로 5·18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행사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5·18 전야제가 지닌 의미를 설명해주는 홍보물도 있었으면 좋겠고 제발 행사 안내도를 곳곳에 비치해 주세요!  


L:  전야행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5·18에 대한 공부가 잘되어있겠지만 저희는 아니에요. 학교에서 배운 내용들이 100% 다 와닿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조금 더 친절했으면 좋겠어요. 전야제의 의미, 기획의도, 공연 내용이나 이런 것들이 곳곳에 보여서 청년들도 5·18 에 대한 의미도 생각하고 "아 그래 우리가 이런 걸 놓치고 있었네" 느낄 수 있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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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변화가 필요한 때인듯.
M:  광주에서 하는 유명한 행사? 해마다 찾아오긴 하지만...내가 가도 되나 고민이 되는? 하루만 반짝 하는 것 같아서... 의미가 큰 행사지만 더 이상 시민을 위한 행사가 아닌 것 느낌도 듭니다.  

N:  유행이라 다들 아는데 왜 유행인지는 모르는 느낌이랄까. 사실 한번도 전야제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설명을 들은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중요하다고만 들은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사람들에게는 또 한해를 살아가는 힘이 되겠죠?

O:   전야제는 5·18에 관심이 있든 없든 전야제를 통해 우리가 생각해야 할 일상의 가치와 메시지를 깨닫게 해 주는 중요한 매개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의 전야제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평소에 경험하지 못하는 경험을 하면서 사람들과의 연대를 통해 짧은 시간이지만 강렬한 시간이 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전야제가 됐으면 합니다.

P: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을 상기시키는 중요한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며 능동적으로 참여한 청년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우리만 기쁘고 멋지다고 생각하기에는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5월이 오면 광주를 상징하는 뜻 깊은 행사이지만 변화가 있어야할 때라고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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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음의 '전야제'는 이랬으면 좋겠어.
Q:  관심이 있으면서도 없는 사람들을 생각해 주세요. 전야제 기획팀에서는 점점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겠지만 지금은 왜 사람들이 예전만큼  관심을 가지지 않는지를 고민 해 줬으면 좋겠어요. 모두를 대변할 수는 없지만 이 역사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동시에 미워하기도 하거든요? 근데 다들 그걸 모르는 것 같아요. 올해의 전야제에 어떤 의미들이 담겨 있는지 기자들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이야기 해주면 좋겠어요. 크고 화려한 게 아니라 오래 기억에 남을 행사를 만들어주면 좋겠어요!

R:  주변 청년들이 조금 더 접근하기 쉽게 해주세요. 우리가 그 역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풍물놀이나 행진이 왜 중요한건지, 올해의 전야제가 어떤 기획의도가 있었는지 우리에게도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우리가 그 의도를 이해하고 전야제를 즐길 수 있게 도와주세요.

S: 의외로 청년의 '끄트머리'에 있는 누군가가, 또는 청년이 아닌 누군가가 청년문화의 중심점에 있는 것처럼 흉내 낼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청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해서 억지로 누군가가 만든 청년의 옷을 입고 흉내 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전야제는 지극히 정치적인 행사라고 생각해요. 정치적이면 안된다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의 시선에서 '정치적인 무언가'가 무섭거나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지길 바랍니다.

T: 올해는 청년들이 참여하는 무대가 많아진 것 같아 좋았습니다. 다만 청년들이 조금 더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행사면 좋겠습니다. 현장에 온 사람들도 관람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참여하는 것이 목적인 행사가 되면 좋겠습니다.

U: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를 고민하면 좋겠어요. 같이 간 동료들이 "전야제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행사냐"라고 묻더라고요. 유족들을 비롯한 피해자들을 위한 행사인지, 시민들이 그냥 즐기기 위한 행사인지, 혹은 5·18을 기억하고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인지 현장에서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를 알면 스스로도 좀 더 주체성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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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변화"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변화가 있어 기뻤다"거나, "더 변화해야 한다"라는 의견이었죠. 
개인적으로는 올해 전야제에 대한 감상이 다양한 것이 참 기쁩니다. 
내년은 더 기대해 봐도 좋겠죠?😁
설문 진행기간 : 5월 22일 ~ 6월 2일

본 콘텐츠는 < 올해 5·18전야제 어땠어? >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설문의 응답내용을 재구성해 작성되었습니다.
에디터 :  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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